그리움 / 조태일
친구야
달을 쳐다보렴, 저 달을 쳐다보렴.
긴긴 날을 두고 쏟았던 열정들이
끝내는 그리움이 되어
밤하늘을 가득히 차오르누나.
떠돌이 영혼도 붙들어주고
잃었던 사랑도 하늘 끝까지 세우려는가.
흔들흔들 차오르누나.
마음결 서로 곱게 쓰다듬으면
잡초처럼 누웠다가
잔잔한 바람결에도
무슨 기별이나 안 묻어오나
애틋한 마음 흔들며 일어나
우리는 속으로 조용히 울다가
끝내는 폭포처럼,
폭포처럼 울지 않았던가.
친구야.
달을 쳐다보렴, 저 달을 쳐다보렴.
이제 그리움은 한데 엉켜
가을밤 크고 작은 산 위에
둥둥둥 떠 오르누나.
그 기별이 쏟아지누나.
찬란한 그리움으로.
가거도 / 창비
사랑의 서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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