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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소감

한우리독서토론논술 2009. 1. 6. 16:23

동화 당선소감] 정인순
기사등록 : 2009-01-04 오후 7:27:46
늘 간절히 소망하는 일은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었다.

마루에 엎드려 처음으로 동화를 썼다.

제목은 ‘곰돌이의 여행’이었는데 그 시절 인기짱이었던 ‘엄마 찾아 삼만리’를 살짝 패러디 한 것이었다.

곰돌이가 긴 장대 끝에 보따리를 묶어, 어깨에 짊어지고 엄마 찾아 집을 떠나는 삽화까지 넣고 나자 내심 흐뭇했다.

공책을 들고 제일 많이 따르던 둘째언니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큰 칭찬을 기대하면서….

하지만 언니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게 뭔 동화냐?’ 단 한마디로 일축하는 언니의 말에 당시 심한 충격을 받았다.

처음 동화공부를 시작했을 때, 문득 어린 날 언니에게서 받은 충격이 고운 영상으로 되살아났다.

아릿한 그리움이 되어서.

안점옥 선생님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

늘 웃으시면서 수업해 주신 선생님과 따끔한 지적 잊지 않고 해 준 동기들에게도 정말 감사드린다.

생오지 2기생들과 문순태 교수님과도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

그리고 팔순이 되신 어머니와 가족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더 없이 행복하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임에 틀림없다.

행복과 함께 친구처럼 붙어 다니는 고통과도 더 친하게 지내 볼 생각이다.

그리고 가슴속에 쌓여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말간 모습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들이를 할 수 있도록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써 볼 요량이다.

늘 처음처럼, 동화를 시작했을 때 마음 잃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