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이야기>, <반지의 제왕>, <나니아연대기>처럼 요즘 판타지문학이 많이 각광 받고 있다. 이것은 아마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한 바람들이 환상의 세계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오, 나의 미오>(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트 그림, 우리교육펴냄)는 판타지문학에 속하는 작품이다. 린드그렌의 작품은 <내 이름은 삐삐롱스타킹>, <산적의 딸 로냐> 등이 있으며, 그의 작품은 대부분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는 판타지문학이다.
이 책에는 판타지적 요소가 여러 가지 있다. 빨간 사과가 황금 사과로 변하는 장면, 맥주병에서 나타난 거인이 주인공 보쎄를 환상의 세계인 머나먼 나라로 데려다 주는 장면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늘 만나고 싶었던 아버지를 가진 딸 미라미스, 마법에 걸린 새, 소곤대는 우물, 쇠 갈퀴 손을 가진 나쁜 기사 카토의 등장은 판타지문학을 만들기 위해 동원한 판타지적 요소들이다. 판타지적 요소들은 북유럽의 정서에서 비롯된 것으로 주로, 요정, 기사, 마법사 등이 등장하며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작품의 재미를 더해 준다.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적 요소를 갖춘 판타지문학은 현실과 환상의 세계가 함께 등장한다. 그리고 출발은 언제나 현실 세계이다. 이에 반해 환상문학은 비현실 세계만을 다룬다. 주인공 보쎄는 고아로, 엄마는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누군지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이 어느 가정에 입양된다. 하지만 그 곳에서 불행한 삶을 살던 그에게 위로가 된 것은 친구 벤카와 양조장 늙은 말 칼레푼트였다.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보쎄는 기적처럼 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여러 신기한 일들을 겪게 된다. 아버지가 왕인 유로피아와 같은 머나먼 나라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평화를 위협하는 기사 카토를 용감하게 무찌르는 점은 작가가 보여 주는 끊임없는 도전과 용기라고 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현실적인 세계를 그리는 판타지문학은 작가의 상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을 독자가 가능하다고 믿게 하고 사실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치밀한 작품구성과 복선들을 합리적으로 깔아주는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작품은 작가의 뛰어난 작품 구성력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야기가 어색하지 않고 옛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작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보쎄가 ‘그 애는 머나먼 나라에 있어.’라고 자신에게 다짐하듯 하는 말로 열린 결말을 택했다. 판타지 문학에서는 비현실 세계(환상의 세계)에서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와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결말을 독자들이 나름대로 생각할 수 있게끔 하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더욱 독자들의 상상력을 키웠다고 볼 수 있다. 현실세계로 돌아왔든 환상의 세계에 머물러 있든 주인공 보쎄는 이제 더 이상 나약한 어린이가 아니다. 스스로 험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용기 있고 자신감 넘치는 어린이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작가 린드그렌이 말하고자 한 바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소외되고 나약한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시련을 겪으면서 강해지고 희망을 가지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 준다.
아이들에게 설교가 아닌 재미와 감동을 주고 불행했던 삶이 자신의 책을 만나면서 행복을 맛보고 긍정적인 아이로 자란다면 자신의 인생은 성공했다고 한 시상식에서 말한 것처럼 작가는 상상이 가득한 이 작품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자 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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