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아동문학

소금벌레-박성우

한우리독서토론논술 2008. 7. 3. 10:43

소금벌레

           박성우

 

소금을 파먹고 사는 벌레가 있다

 

머리에 흰털 수북한 벌레 한 마리가

염전 위를 기어간다 몸을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연신 소금물을 일렁인다

 

소금이 모자랄 땐

제 눈물을 말려 먹는다는 소금벌레,

소금물에 고분고분 숨을  죽인 채

짧은 다리 분주하게 움직여

흩어진 소금을 쉬지 않고 끌어모은다.

땀 샘 밖으로 솟아오른 땀방울이

하얀 소금꽃 터드리며 마른다

 

소금밭이 아닌 길을 걸은 적 없다 일생동안

소금만 갉아먹다 새을 마감할 소금벌레

땡볕에 몸을 녹아내리는 줄도 모르고

흥얼흥얼, 고무래로 소금을 긁어모으는

비금도 대산 염전의 늙은 소금벌레여자,

 

짬물에 절여진 세월이 쪼금조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