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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심사평 -황선미 작가

한우리독서토론논술 2009. 1. 6. 16:20

[동화 심사평] 이주여성 소재 선정 신선 부정확한 문장은 거슬려
기사등록 : 2009-01-04 오후 7:27:46
본심에 꽤 여러 작품이 올라왔으나 제재나 형식이 다양하지는 않았다.

화법이나 인물 설정도 전체적으로 낡은 인상이었다.

널리 알려진 작품을 고스란히 베껴낸 작품이 본심에 올라와 놀라기도 했다.

글이란 진실을 관통하는 데에 생명력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동화니까 유아적 태도로 이야기를 풀거나 의도적으로 교훈을 담으려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그럼에도 달라지는 우리 삶을 어린이의 눈을 통해 그려내고자 노력한 작품들이 있어 당선작을 고르는데 좀 고민을 했다.

노춘화의 ‘백조 왕자’는 남자 주인공이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이야기다.

우리 아동문학에서 직접 다루지 못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그 시도가 귀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지나치게 멋을 부린 문장, 설명위주의 평면적 구성이 가독성을 떨어뜨렸다.

또한 주인공보다 엄마의 갈등이 부각되다 보니 이야기가 끝났어도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 돼버렸고, 독자를 불안하게 한다.

당선작인 정인순의 ‘또야또 아줌마’는 베트남 여성이 균열된 어떤 가정에서 가족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생모의 흔적을 낡은 옷으로나마 붙잡아두려는 주인공과 만만찮은 아이들을 위해서 늘 음식을 장만하는 또야또 아줌마의 대비가 흥미롭다.

‘또야또’가 아니라 ‘호아센’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작가는 이 여성이 주체적인 인물임을, 외국인 이주자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확인시키고 있다.

그러나 부정확한 문장들이 자주 거슬린다.

우리말이 서투르고 아이들에게까지 무시당하던 또야또 아줌마가 불량배들에게 당하던 주인공을 어떻게 구해냈는지도 의문이다.

사회적인 이슈를 글감으로 삼을 때일수록 감상에 빠지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더 많이 습작하고 표현에 신중하기를 바란다.

/황선미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광주대 문예창작과,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1995년 단편 ‘구슬아, 구슬아’로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 수상하며 문단 데뷔 ▲1997년 제1회 탐라문학상, 2003년 제36회 세종아동문학상 수상.

▲‘마당을 나온 암탉’ ‘까치우는 아침’ ‘내 푸른 자전거’ ‘앵초의 노란 집’ ‘샘마을 몽당깨비’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