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아동문학

제14회 눈높이아동문학상 심사평

한우리독서토론논술 2007. 11. 27. 20:11
제14회 눈높이 아동문학상 심사평 문예공모,소식

2007/01/05 20:11

http://blog.naver.com/littleg2001/90012787774

제14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심사평


어느 문학이나 다 마찬가지겠으나, 특히 동화는 독자의 사랑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문학이다. 그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소재의 참신성이라 하겠다. 어디서 많이 들은 이야기나 그렇고 그런 소재는 독자의 눈을 끌 수 없는 것이다. 최근 들어 동화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독자에게 보다 신선한 이야기를 들려줘야겠다는 작가들의 고민에서 나온 불가피한 창작 행위로 봐도 좋을 듯싶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도도, 가질 수 없는 내 친구>, <함께 가는 길>, < 혹시, 내가 이 세상을 떠나거든>, <미믹 가문의 삼 남매>, <내 마음은 아기 귀신>, <동이의 비밀 우산>, <상상력 학교> 등 7편이었다. 이 가운데서 다시 추린 결과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함께 가는 길>과 <상상력 학교> 두 편이었다. <함께 가는 길>은 탄탄한 문장에 묘사력이 돋보였으나 너무 어른들만의 이야기로 전개된 감이 있었고, 작위적인 구성과 빤한 결말이 흠으로 지적되었다. 이에 반해 <상상력 학교>는 판타지 동화로서 오두막집을 배경으로 다섯 명의 어린이와 마법사 할아버지가 엮어 내는 상상의 세계가 그런대로 흥미진진하였다. 물론 이 작품 역시 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어딘가 외국 작품의 냄새가 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조금은 황당해 보이는 장면도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적잖은 토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신함을 앞세운 흥미 있는 이야기로 시종 독자를 즐겁게 하는 그 동화의 마력을 높이 사고자 했다. 특히 판타지 동화가 드문 현실을 감안하여 내일의 작가를 발굴한다는 뜻에서 기꺼이 당선작에 올렸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작가 특유의 동화 세계를 구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사위원장 윤수천-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7편이었다. 모두 장편으로 필력의 힘과 능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그중 4편의 작품을 눈여겨보았다. 소재와 주제가 걸맞아 주제를 형상화하는 데 성공한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이 세상을 떠나거든>은 달구질하는 아버지와 아들 복남이, 그 가족사에 얽힌 이야기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똑같이 한쪽 눈을 상실한 불구로, 이것이 한이 된 아버지는 아들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자신의 눈을 아들에게 바친다는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아들을 향한, 아들의 아버지를 향한 사랑이 달구질의 노래만큼 구구절절하게 그려져 있으나, 도입부의 장황한 편지글과 결말의 아버지의 죽음이 극단적이고 작위적이었다. 제목도 동화 제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미믹, 가문의 삼남매>는 꾀꼬리 둥지에 탁란한 뻐꾸기가 둥지를 떠나지 않고 꾀꼬리와 형제가 되고, 역시 멧새 둥지에 탁란한 뻐꾸기 때문에 둥지에서 버림받고 불구가 된 멧새를 형제로 거두어 이소(離巢)하기까지의 생존기를 무난하게 그리고 있다. 그러나 무난하다는 것은 평범하다는 것이다.

<내 마음은 아기 귀신>은 현 세태의 사회성을 반영한 주제가 눈길을 끌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기는 귀신이 되어 역시 여덟 살에 세상에 버려진 아이의 육신에 붙어 한 몸이 되었다. 이들을 받아 준 곳은 절간의 스님이고, 그곳의 말 못하는 불목하니 할머니는 잘난 아들이 있으면서도 버림받은 노인이었다. 미혼모에게 버려지는 아기 영혼들, 장성한 자식들에게 버림받는 노인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다. 아쉬움은 불목하니 할머니가 말문을 여는 극적인 장면이 승화되지 못했으며, 고르지 못한 문장이 흠이었다.

<상상력 학교>는 한마디로 상상을 뛰어넘는 소재였다. 어린이 독자들이 호기심을 갖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앞서 언급한 작품들과의 확연한 차이였다. 엉뚱하게 상상을 하는 어린이들의 심리 세계를 자유자제로 자극하고 있으며, 그 세계는 결코 황당하지 않으며 점진적으로 질서 있게 현실 세계로 유도하고 있다. 상상력 학교, 100 개구리 인형, 아펠리아 나무, 노래하는 꽃과 물새둥지, 바나나 등의 단원마다 작가가 의도한 상징적인 주제들이 극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지닌 다섯 어린이가 오두막이라는 환상 공간의 체험을 통해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은 감동적이기도 하고, 오늘날 학교 공간에서의 교육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도 담고 있다. 당선작으로 거두는데 이의가 없었다.    

-이상배-                     


 우리들이 본심에 올려놓고 최종 토론에 들어간 작품은 모두 일곱 편이었다. 그 중에서 <함께 가는 길>과 <혹시, 내가 이 세상을 떠나거든>은 시대적 배경이나 분위기가 매우 닮은 데다 두 분의 문학적 역량 또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고 작품이 주는 감동까지 같은 온도였다. <<함께 가는 길>은 정확한 문장과 60년대의 풍경 묘사나 막힘없는 경상도 사투리 구사가 돋보였다. <혹시, 내가 이 세상을 떠나거든> 역시 시골 풍경이나 생물의 한살이 등을 정확하고 매끄럽게 묘사한 것이 돋보였지만, 아버지나 고모에게는 ‘하셨다’라고 하고 주막집 아줌마에게는 ‘했다’로 표현한 부분이 신분 차별의 느낌을 주어 보다 세심한 배려가 요구되었다. 전체적으로 두 작품은 뛰어난 작품이지만 요즘 어린이와는 공간적 거리가 있고 너무나 소설적이라는 점에서 일단 보류했다. <도도, 가질 수 없는 내 친구>와 <미믹 가문의 삼 남매>는 참신한 소재와 따뜻함을 가진 작품이나 문장이 세련되지 못하고 단어의 선택에도 신중함이 부족했다.

  <동우의 비밀 우산>과 <상상력 학교>는 판타지류의 공통성을 가지긴 해도 너무 서구적인 것이 큰 흠이었다. 그러나 <상상력 학교>는 더러 객관성을 너무 무시한다든가, 부분적으로 환상적이긴 해도 황당한 이야기로 끝나 버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일단 이야기 자체가 동동 살아 있는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점에 의견이 모아졌다. 문장 자체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결국 우리는 선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보다는 어린이 독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좀 더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로 이 작품에 마음을 모았다. 수상자와 모든 응모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배익천-

 

제14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시 심사평


  제14회 눈높이아동문학상 응모자들은 모두 88명의 1,000편이 넘는 작품들이었습니다. 논어(論語)의 위정편(爲政篇)에서 말씀하신 사무사(思無邪)의 경지에서 동시 창작에 정진해 오신 신인들, 데뷔 10년 이내의 젊은 동시인들이 응모하심은 동시도 동화처럼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 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동문학 발전을 위한 탄탄대로를 열어 주는 대교출판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심사기준을 만들어 심사를 했습니다.

 

  o 소재 주제가 얼마나 새로운가.

  o 새로운 운율이 창조되었는가.

  o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잘 부여했는가.

  o 새로운 관점에서 형상화가 잘 되었는가.

  o 국어의 아름다움(묘미)을 잘 살렸는가.

  o 표현기교(수사법)가 적절하게 구사되었는가.

  o 상상의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o 시의 내용이 얼마나 미래지향적인가.

  o 동심의 특수성이 잘 반영되었는가.


  이런 관점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또 읽으며 예심과 본선을 거쳐 <수레를 끄는 초승달 외>(박혜련)와 <목수 할아버지 외>(이정림) 두 작품이 최종 심사에 올랐습니다. 두 작품 다 당선작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작품들이어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습니다.

   <수레를 끄는 초승달 외> 의 13편 작품은 작품들마다 창작동기 및 작품 해설을 곁들여 응모했습니다. 딴에는 작품을 심도 있게 보여 주고 싶어 그랬겠지만 심사자들이 보기엔 군더더기에 불과했습니다. 모집 규정대로 작품만을 엄선해서 보냈어야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고등어 기찻길’, ‘담쟁이 악어’, ‘거미’ 등의 작품들에서 보여 주는 놀라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미지의 세계로 나가는 동심을 담은 시는 훌륭했습니다.

  한편 <목수 할아버지 외> 작품들은 사물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과 상상력이 우수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시의 본질(예술성)에 충실한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응모작품 10편이 고루 수준 높은 작품들이었습니다.

  본선 진출을 못한 작품들에 대한 느낌을 조금 들려주는 것이 창작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수많은 작품들이 도토리 키 재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소재, 좀 더 규모가 크고 웅장한 작품들로 새로운 운율이 있는 신작들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터널’, ‘바보 해바라기’ 등의 실험 의식을 갖고 도전한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성공적인 실험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작품들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담쟁이’라는 작품은 군사, 요새, 함성, 군대, 난공불락, 등의 어려운 한자어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성인 시도 그렇겠지만 동시는 특히 국어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눈높이아동문학상 동시 부문에 응모하신 모든 분들이 우리나라 동시 문단을 이끌고 갈 주인공입니다. 당선되신 분은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정진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실 것을 당부 드리고, 탈락되신 분들도 나름대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보다 새로운 작품 창작하기에 정진하셔서 동시 발전의 주춧돌이 되기 바랍니다.

-이준섭-


동시는 그냥 시가 아닙니다. 재미있는 시여야 합니다. 읽는 이가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시, 동심을 품고 있어야 하는 시가 동시입니다. 또한 동화가 주지 못하는 더 많은 상상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고,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동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동시 쓰기가 어렵고, 그러기에 좋은 동시를 기대하게 되는 것이지요.

제14회 ‘눈높이아동문학상’ 응모 동시를 읽으면서 나름대로 품었던 기대감으로 설레었습니다. 응모작 중에서 본심에 뽑힌 여섯 명의 작품을 다시 세 명으로 줄여 뽑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종심에 올라온 세 사람의 작품을 놓고 흔히 말하듯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말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비슷한 수준이거나 뛰어난 작품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세 사람의 작품에 대해 짧게 언급하면, <우리집 스위치 외>(박선미)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시였습니다. 작품마다 끝마무리를 깨끗하게 해놓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독자에게 주는 여운이 없어지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수레를 끄는 초승달 외>(박혜련)는 제일 시적 특성이 엿보였습니다. 새로워지고자 하는 시도를 한 작품도 몇 편 있었으나 우선 요설에 대한 함축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목수 할아버지 외>(이정림)은 사물을 보는 눈과 해석에 무리가 없는 시였습니다. 일상의 모든 것을 시로 형상화하려는 역량이 느껴졌습니다. ‘사과 속의 숨은 방’, ‘자라는 탑’, ‘목수 할아버지’에서 보여 주는 저력을 믿고, 무난함을 벗어나는 노력은 다음 작품에서 기대하면서 당선작으로 심사위원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정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