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아동문학

김려령2

한우리독서토론논술 2007. 12. 14. 19:16
제3회 ‘마해송문학상’에 동화작가 김려령씨
[세계일보] 2007년 02월 15일(목) 오전 08:55   가| 이메일| 프린트


동화작가 김려령씨의 ‘기억을 가져온 아이’가 제3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문학과지성사가 주관하는 마해송문학상 심사위원회는 14일 김 작가의 ‘기억이 달린 열쇠고리’가 판타지 형식을 빌려서 기억과 망각에 대해 이야기할 뿐 아니라 건망증과 착각, 기시감과 기억 상실에 이르기까지 기억의 비밀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다채롭고 유쾌하게 보여 주는 솜씨가 빼어나고, 남다른 깊이의 주제를 재미있고 개성적인 이야기에 풀어낸 솜씨를 높이 살 만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심사위원은 김현숙(아동문학평론가), 박윤규(동화작가), 박신식(동화작가, 이하 예심)과 강정규(동화작가), 최윤정(아동문학평론가), 김서정(아동문학평론가, 동화작가, 이하 본심)가 담당했다.

다음은 김려령 작가의 수상 소감.

내 어머니가 우리 삼 남매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경우, 이야기의 상당 부분은 꾸며진 이야기다. 그 중, 유독 꾸며진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 나다. 언니 오빠에 비해 딱히 잘하는 것도 없고 수려하지도 못한 탓이었다. 이제는 덜 꾸며도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너 어쩌자고 동화를, 그런 건 학교 선생님들이 쓰는 거 아니냐?”
어머니 역시, 내가 전에 동화 앞에서 머뭇거렸을 때와 같은 심정인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 주고, 뭔가를 가르쳐 주는, 그런 장르의 문학인 줄로 안 것이다. 뭐 하나 빼어난 것 없는 막내가 동화를 썼다니 어머니의 어수선한 심정을 백번 이해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보여 주는 문학이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이해시키기까지 얼마나 고됐었나.

아이들은 아직 어른들보다 솔직하다. 빨간 사과를 초록색으로, 무지개 빛깔로 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다고 말한다. 어른처럼 남을 의식해서 얼렁뚱땅 ‘빨갛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이 각자의 솔직함이 종종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분명히 자신들 눈에는 그렇게 보였으니까. 아이들은 세상 역시 이 맹랑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옳고 그름, 기쁨과 슬픔, 잃은 것과 얻은 것의 기준이 어른의 그것과 다르다.

세상에 비정상적으로 적응이 잘 된 내 눈을, 아이의 눈으로 충분히 개안하지 못하고 ‘기억이 달린 열쇠고리’를 썼다. 그러니까 나는 아이의 눈을 얻기 위해 달려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그 출발점에서 잘할 수 있을 거라며 토닥여 주신 내 고마운 선생님들, 그런대로 방향 잃지 않고 가고 있다며 격려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 혼자 가는 길 쓸쓸하지 않도록 같이 가고 있는 내 동료에게 깊이 감사 드린다.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로 제8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창작 지원금 1000만 원과 상패가 전달된다. 시상식은 5월 22일 오후 6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