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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이 된 아들아이 하고 저녁식사를 하는 내내 10분이 멀다하고 계속 전화를 하는 것이다. “시리얼이 어디 있느냐, 어느 그릇에 담아 먹으면 되느냐 에서부터 수학공부를 다 했는데 다음에는 뭐 하느냐, 오늘 머리만 감을까 샤워도 할까”등등.... 정말 시시콜콜한 것 까지 엄마의 지시를 받았다. 제가 더욱 놀란 것은 아들의 질문에 단 한 마듸 나무람도 없이 친절히 답변 해주는 그 엄마의 모습이였다. 대학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유아교육과 사무실에 나이 지긋한 중년여성이 찾아왔다. 한참을 머뭇거리는 그분에게 조교가 용건을 물었다. 중년 여성은 기다렸다는 듯이 서류뭉치를 꺼내들고 말문을 열었다 “딸아이가 유아교육과 졸업반인데 어제 밤 내내 과제물을 열심히 준비하다 그만 몸살이 났고, 중요한 것 같은데 제출 마감일이 오늘이라 이렇게 들고 왔어요. 여기다 내면 되나요?”였다. 초등학생도 아닌 대학 졸업반인 자녀의 과제물을 제출하기 위해 직접 찾아온 어머니의 정성(?).... 요즈음 취업 설명회에 부모가 동석하는 것은 기본이고 학생 본인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부모가 대신 나서서 취업 자료를 수집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새 학기 시간표를 엄마와 의논하는가 하면, 자녀의 학점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교수에게 항의 전화도 불사하고 있는 현실이다. “헬리콥터”부모들의 활약(?)으로 인한 사회 문제는 자녀를 독립적으로 키운다고 알려진 미국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부모를 함께 동석시키는 대학이 늘고, 부모 전담 부서를 별도로 만들어 빗발치는 문의 전화에 대응하는 대학들이 속속 생겨나는 곳도 있고, 기숙사에 있는 자녀가 궁금해 웹 카메라 장치를 하는 부모도 있으며 한국 에서처럼 교우관계 문제도 해결해주고, 수강신청 절차를 대신 밟아 주는 부모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적절한 관심과 관여는 자녀의 성장발달에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위의 예처럼 정도가 지나칠 경우는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충고 한다. 1990년대 초 헬리콥터 부모들의 폐해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한 미국은 헬리콥터 부모가 지나치면 자녀의 인생을 폭격해 초토화 시키는 “폭격기”부모(stealth parents)가 될 수 있다고 경고 한바 있다. 헬리콥터 부모들은 조언자를 넘어 자녀와 자신을 동일 시 하는 특징이 있고 자녀의 어린 시절 육아과정에서부터 분리 개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 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착하지만” 지극히 “수동적”인 아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심리적성연구소 임선희 소장은 “최근 중, 고등학생들의 적성검사 결과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자립심과 학업능력의 반비례 현상”이라며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자립심과 학업능력은 거의 비례 관계였지만 요즘 아이들은 엄마의 희생으로 학습능력은 인위적으로 향상되었으나 그에 반해 독립적으로 목표를 갖고 미래를 계획하는 자의적 성향은 약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물론“헬리콥터”부모가 반드시 다 나쁘다고 할 수 만은 없다. 그 밑에서 자란 자녀도 성공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 단, 성공한 헬리콥터 자녀의 이면에는 나름대로의 “자립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최근 헬리콥터 부모의 대안으로 “인공위성 부모”(satellite parents)란 용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자녀가 대학에 입학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관여를 끊고 인공위성처럼 관망한다는 뜻이다. 허나 무조건 관망만 하는 것이 아닌 자녀가 결정적 도움을 청할 때면 언제든지 곧바로 손을 잡아 줄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예전 우리네 부모 세대들의 희생이 “자녀의 미래를 위한 묵묵한 희생”이였다면, 지금은 “자녀와 동일시하며 부모 자신들의 체면을 더 중시하는 공격적 관여”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을 듯싶다. 급변하는 사회 현실 속 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자란다. 자녀의 성장에 “폭격기”부모가 되고 싶지 않은 부모들이라면 이점을 꼭 기억 해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라의 미래와 가정의 희망인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는 우리네 아들, 딸들 위하여..... 유명숙<엄마랑유치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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