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아동문학

갈대-이정록

한우리독서토론논술 2007. 12. 28. 09:40

                           갈대

                                 이정록

 

겨울 강, 그 두꺼운

 

얼음종이를 바라보기만 할 뿐

 

저 마른 붓은 일획이 없다

 

발목까지 강줄기를 끌어올린 다음에라야

 

붓을 꺾지마는, 초록 위에 어찌 초록을 덧대랴

 

다시 겨울이 올 때 까지 일획도 없이

 

강물을 찍고 있을 것이지마는,

 

오죽하면 붓대 사이로 새가 날고

 

바람이 둥지를 틀겠는가마는, 무릇

 

문장은 마른 붓 같아야 한다고

 

그 누가 일필도없이 휘지하는가

 

서걱서걱, 얼음종이 밑에 손을 넣고

 

물고기비늘에 먹을 갈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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