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모캄과 메오」 중에서
|
고양이의 모습이 예뻐, 이 책을 읽다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마음이 아파서 안 보려고 했는데, 자꾸 보고 눈물 흘리기를 벌써 몇 번째인가? 가슴이 몹시 아프고 화도 난다.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고 있는 두 주인공의 그림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지금쯤 모캄은 어느 하늘 아래서 일하고 있을까? 메오는 모캄을 찾았을까?
모캄은 병든 딸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고향에 가족을 둔 채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다. 어느 날 돌보는 이 없는 다친 도둑고양이를 딸의 이름인 '메오'라고 짓고 서로 의지하며 힘든 생활을 견딘다. 신음하는 고양이가 딸처럼 느껴졌나 보다. 멀리 있어서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는 딸 메오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고양이에게 쏟는다. 그 사랑이 눈물 나도록 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양이에게 돌 던지며 죽이려고 할 때 모캄은 그 동안 일한 돈을 포기하면서 메오를 살린다. 쓰러질 정도로 열심히 일을 했는데, 농장 주인에게 맞고, 돈도 못 받고 떠날 때의 모캄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농장 주인은 정말로 못됐다. 혼내 주고 싶다.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큰 죄라고 들었는데…. 고향에 있는 딸은 돈 벌어 올 아빠를 하루하루 기다릴 텐데. 큰일이다.
돈을 벌기 위해 외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많다고 한다. 시골 외할아버지 댁, 사랑채에도 스리랑카에서 온 눈이 크고, 검은 피부를 지닌 외국인이 있다.
|
근처 공장에 다닌다고 들었다. 처음엔 무서워 했지만 자꾸 보니 웃는 얼굴이 정겹다. 외할아버지께서는 고구마나 옥수수 등을 자주 나눠 주신다. 남의 나라에서 애쓰는 것이 안쓰럽다고 하셨다. 그들이 모캄처럼 불행해 보이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토록 힘든 일을 하면서도 모캄이 메오를 진정으로 보살핀 것이 오래도록 따뜻한 느낌으로 가슴에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서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미국에서 일했다고 한다. 이 땅에 와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만큼 돈도 많이 벌고, 매맞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피부색과 상관없이 모든 아버지들이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일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모캄의 가슴 속에 우리나라가 사람을 학대하는 나라로 기억되는 것이 속상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는 신부님도 계시다니까 다행이다. 어제도 서삼능 근처 농원에서 두터운 외투를 입고, 일하는 외국인을 보았다. 밤이라 더욱 흰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이 환해 보였다. 그 분들이 계속해서 웃을 일만 있기를 기도한다.
| |